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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stay night Unlimited Blade Works] 토오사카 린, 사람의 매력

반가워1 2021.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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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stay night Unlimited Blade Works] 토오사카 린

 

사람의 매력

 

 Fate/stay night, 깊이 빠져 내 인생에 깊은 자국을 남긴 애니메이션입니다. 내용과는 별개로 제목도 참 좋아했습니다. '운명이 깃드는 밤'이라니! 이야기의 스토리나 설정은 글이 길어지므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리뷰에 있어서도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 이야기의 진정한 주인공은 남자주인공이 아니라 여자주인공 토오사카 린이라고 생각합니다. 2006년에 나온 fate/stay night만을 보면 세이버나 시로가 주인공였다고 생각을 했지만 이어서 그 속의 이야기를 파헤쳐보니 진짜 주인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나온 UBW애니메이션을 보면 비록 성별은 여자이지만 토오사카의 행적이 히로인보다는 히어로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 봤던 어린 나이에는 이런한 것을 정확히 구별하지 못했고 대강의 느낌만이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시에도 파격적인 설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캐릭터에 심취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이 캐릭터의 사진을 찾았습니다. 성격을 잘 보여주는 사진은 무엇일까 고심했습니다. 고르고 고른 것 중에 이 사진을 택했습니다. 냉철한 판단, 거침없는 자신감, 야전에서 직접 싸울 의지를 갖추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스크린샷의 저 말은, 나에게도 해주는 것 같아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한편으로 제가 이 캐릭터에게 느낀 것은 미생의 안영이에게 느꼈던 것과 상당히 비슷했습니다. 어떤 상황이 와도 그녀만 있으면 해결될 것 같습니다. 든든한 존재입니다. 이런 캐릭터는 주인공이 파악하지 못한 세계에 대한 설명을 독자들에게 해줍니다. 재주가 매우 뛰어나서 자신감에 차있습니다. 한편으로 결정적인 결함이 무언가 한 가지가 있는데 그 점을 주인공이 의도치 않게 메꾸어주며 그녀의 호감을 얻는 전개가 됩니다. 아쉽게도 미생에는 로맨스라인이 없지만.

 

 

 첫 화, 토오사카 린이 결심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야기의 흐름의 주도권은 애초에 그녀가 쥐고 있었습니다.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는 듯이 눈을 뜨는 이 장면도 좋아합니다. 그녀는 스스로 생각해서, 선택하고, 그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더불어 이 애니메이션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결정적인 물건이 하나 등장합니다. 그것은 토오사카 린의 펜던트입니다. 저는 물건을 통해 감정을 전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연출을 정말 좋아합니다. 말이나 설명대신 카메라에 잡아주는 것만으로 은유가 되는 것은 영상매체만이 할 수 있는 연출이기 때문이지요.

 

 * 예를 들면, 나루토의 작가는 이러한 연출을 잘 활용합니다.

 

 

 

 * 나루토가 자신의 스승을 잃었을 때, 스승과의 추억이 담긴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하는 연출입니다. 시간이 흘러 먹지못해 녹는 아이스크림 하나에 응축된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녹는 아이스크림, 바닥의 자국, 나루토의 얼굴을 차례로 보여주는 컷은 만화의 연출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 동일 작품에서 한 조연의 기구한 임종을 '표찰'로 표현하여 더 여운을 남게 했습니다. '돌아왔다'는 표현을 이렇게 연출하다니, 정말 나루토의 작가는 천재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페이트로 돌아와봅시다. 토오사카 린과 함께 주인공은 여러 사건과 갈등을 겪습니다. 그 가운데 그녀는 일반 애니메와 다른 히로인의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바로,

 

 

주인공뿐만이 아니라

 

 

 다른 남자 조연들도 그녀를 좋아하게 되는 것 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그만큼 그녀의 능력과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능동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이 애니를 보는 시청자도 다른 남자 조연들처럼 그녀에게 반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그런 것처럼.

 

 작품의 원작이 02년도에 출시되었고 남성층을 주 타겟으로 여기고 만든 것을 생각해보면, 토오사카 린과 같은 캐릭터가 만들어지고 인기를 끈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작가는 토오사카 린같은 알파걸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캐릭터의 성격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합니다. 바로 이런 알파걸이 예상치 못한 시련에 좌절하는 상황입니다.

 

 그녀는 가장 믿었던 파트너로부터 배신을 당합니다. 여태 큰 실패를 겪지 않았던 그녀는 좌절감에 눈물 흘립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건넨 물건에 힘을 얻고 좌절을 툴툴 털어냅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최고점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갑니다.

 

 이야기의 끝은 린이 모두를 구하는 형식이 됩니다. 물론 물리적으로는 주인공의 도움을 받지만 배신했던 파트너도, 남자주인공도, 남자주인공의 파트너도, 세상도 구합니다.

주인공의 서번트였던 세이버마저 구합니다.

 

 결론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 적어도 제 주위는 그렇습니다. 아마 정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제0 주위가 아니라 세상을 구하는 곳에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어쨌든 사람의 매력은 완벽함이 아닌 오히려 결핍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그러한 점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낍니다. 완벽은 동경과 존경을 담을 수 있지만 결코 사랑을 담을 수 없습니다. 사랑이 들어가기에 자리가 남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니, 완벽하지 못하다고 자책말자.

 

 완벽하지 말자는 말은 아닙니다. 완벽을 추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완벽에 억눌립니다. 오히려 그 억눌림에 완벽과는 거리가 멀어집니다. 역설적으로, 결핍을 받아드려야만 우리는 완벽해질 수 있습니다. 토오사카 린을 문무겸비의 완벽한 캐릭터로 만들었지만 작가는 '중요한 하나를 빠트리는 습관'이라는 결핍을 살포시 넣어두었다. 그것은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작가의 후일담을 보면 만약 남주인공이 죽으면 토오사카 린은 남주인공이 아닌 다른 남자와 만나 가정을 꾸리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작가의 캐릭터에 대한 그 무한한 애정과 배려에 저도 모르게 이 작품에 끌렸던 것이 아닐까요?

 

*

 

 오늘은 토오사카 린 하나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나중에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전체를 생각해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 물론 지금 이렇게 리뷰를 보면 뭔가 그럴듯하지만 애니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보면 의아해 할 부분이 몇몇 있습니다. 남에게 추천하지 않는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

 

 그럼에도 중학교 때부터 정의의 사자를 꿈꾸고 토오사카 린과 같은 애인을 꿈꿀 수 있게 해준 이 애니가 상당히 고맙습니다. 나스기노코님도 정말 고맙습니다. 오늘은 정말 여기까지.

 

*

남주인공의 팀도 상당히 잘 짜여져 있어서 이야깃거리가 있습니다. 나중에 한 번 다루었으면 좋겠습니다.

 

*

정말 정말 끝.

 

#애니메이션 추천 #애니메이션 리뷰 #fate stay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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